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열린 한 집회에서 암살 시도로 보이는 총격 사건이 발생한 후 유세장을 급히 빠져나왔다.
영상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총성으로 추정되는 날카로운 균열음을 듣고 몸을 숨기기 전 얼굴을 찡그리며 오른쪽 귀에 손을 올리는 모습이 담겼다.
그는 곧 비밀경호국 요원들에게 둘러싸여 연단에서 내려와 대기 중인 차량으로 향했다. 그는 차에 타기 전 주먹을 들어 올렸다.
트럼프는 자신의 트루스 소셜 네트워크에 올린 글에서 총알이 오른쪽 귀의 “윗부분”을 관통했다고 말했다. 앞서 그의 대변인은 그의 상태와 관련해 “괜찮다”며 지역 의료 센터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나는 윙윙거리는 소리와 총소리를 듣자마자 무언가 잘못됐다는 것을 즉시 깨달았고, 곧바로 총알이 피부를 찢고 들어오는 것을 느꼈다”라고 썼다. “피를 많이 흘렸기 때문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깨달았다.”
경호원들이 트럼프를 경호해 데려가는 동안 그의 귀와 얼굴에 피가 묻은 것이 포착됐다.
미 비밀경호국(SS) 대변인 앤서니 굴리엘미는 용의자가 현장에서 비밀경호국 요원들의 총에 맞아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대변인은 총격으로 유세 참가가 중 한 명이 사망하고 두 명이 중상을 입었다고 덧붙였다.
공화당 하원의원 로니 잭슨은 BBC에 자신의 조카가 총격으로 부상을 입었다고 말했다. 잭슨 의원은 성명을 통해 조카가 목에 경미한 상처를 입었고 현장에서 치료를 받았다고 밝혔다.
트럼프 피격 영상 시청하기법 집행 기관 관계자는 BBC의 미국 파트너인 CBS뉴스에 남성 용의자가 소총으로 무장했으며 행사장 밖 수백 미터 떨어진 고층 건물에서 총을 쐈다고 말했다. 그들은 이번 공격이 암살 시도로 간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굴리엘미 대변인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현재 안전하며 그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가 취해졌다고 밝혔다. 그는 미 연방수사국(FBI)이 주도하는 조사가 활발하게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공화당 측 대통령 후보로 나선 트럼프 전 대통령은 11월 대선의 중요한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선거 유세를 하던 중이었다.
트럼프가 자신의 후임자인 조 바이든 대통령과 그의 행정부에 대해 언급하는 동안 여러 발의 총성이 울려 퍼졌다.
플래카드를 들고 트럼프 뒤에 서 있던 몇몇 지지자들은 총소리가 들리자 몸을 피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범인이 트럼프의 연단 오른쪽에 위치한 한 층짜리 건물에서 총격이 이뤄졌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목격자 그렉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연설을 시작하기 약 5분 전에 수상해 보이는 한 남성이 지붕 위를 “곰처럼 기어가는” 수상한 모습을 목격했다고 했다. 그는 그 남성을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그렉은 “남성은 소총을 가지고 있었는데, 우리 눈에도 그가 소총을 들고 있는 것이 똑똑히 보였다”라고 말했다. “우리는 남성을 가리키고 있었고 경찰은 아래에서 뛰어다니고 있었습니다. ‘옥상에 소총을 든 남자가 있어요’라고 말했지만, 경찰은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몰랐습니다.”
또 다른 목격자 제이슨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5발의 총성이 연달아 들렸다고 말했다.
그는 “비밀경호국이 트럼프를 보호하기 위해 트럼프에게 뛰어드는 것을 봤다”며 “군중 속의 모든 사람이 매우 빠르게 몸을 낮췄다”라고 말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트럼프는 일어나서 주먹을 공중에 치켜들고 몇 마디 말했습니다.”
집회에 참석했던 팀도 BBC와의 인터뷰에서 “일련의 총성”이 들렸다고 했다.
트럼프 피격 영상 시청하기팀은 “처음에는 소방 호스라고 생각했던 것으로부터 물이 뿌려졌고, 오른쪽에 있던 스피커가 내려오기 시작했다”라고 회상했다.
“무언가가 유압선에 부딪혀서 (스피커가) 떨어진 게 분명합니다.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바닥에 몸을 엎드리는 걸 봤고, 아수라장이 됐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이 엎드리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장소에 있던 워런과 데비도 BBC에 최소 4번의 총성을 들었다고 전했다.
워런과 데비는 비밀경호국 직원들이 군중 사이를 뚫고 들어와 엎드리라고 소리 질렀고, 그들도 땅에 엎드렸다고 했다. 그들은 사람들이 비교적 침착했다고 말했다.
워런은 “당시 일어나는 상황을 믿을 수 없었다”고 했다.
데비는 옆에 있던 작은 소녀가 울면서 “어떻게 이런 일이 우리에게 일어날 수 있냐”며 죽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 것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고 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그의 고향인 델라웨어주에서 소식을 전해 듣고 이번 사건이 “끔찍하다”고 표현하며 개탄했다.
트럼프 피격 영상 시청하기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에는 이러한 폭력이 자리할 곳이 없다”면서 “우리 모두는 이를 규탄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워싱턴DC로 복귀하기 전 트럼프 전 대통령과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현재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민주당 대선 후보로 추정되는 바이든 대통령과 2020년 대선의 재대결을 앞두고 팽팽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양당 정치인들도 바이든과 함께 이번 테러를 규탄하는 데 동참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민주주의에 정치적 폭력이 설 자리는 절대 없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크게 다치지 않아서 안도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부통령을 지낸 마이크 펜스는 자신과 부인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며 “모든 미국인이 함께해줄 것”을 촉구했다.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도 성명을 통해 이렇게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법 집행 기관의 단호한 대응에 감사드립니다. 미국은 민주주의 국가입니다. 어떤 종류의 정치적 폭력도 결코 용납할 수 없습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집회에서 벌어진 충격적인 장면에 경악했다”며 총격 사건에 대한 국제적 비난을 주도했다.
트럼프 피격 영상 시청하기그는 성명에서 “어떤 형태의 정치적 폭력도 우리 사회에서 설 자리가 없으며, 이번 공격의 모든 희생자들에게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국민들에게 “민주주의에 도전하는” 폭력에 반대할 것을 촉구했다.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총격은 역겨운 일”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는 15일 밀워키에서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당의 대선 후보 지명을 수락할 예정이었다. 일각에서는 그가 버틀러에서 열린 이번 집회에서 러닝메이트를 공개할 것이라고 추측했다.
일부 공화당원들은 총격 사건과 관련해 바이든 대통령을 비난했다. 대통령이 트럼프의 재선 가능성에 대한 두려움을 불러일으켰다는 것이다.
트럼프의 부통령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JD 밴스 상원의원은 바이든의 선거 캠페인이 이번 사건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말했다.
공화당 하원의원인 마이크 콜린스는 대통령이 “암살을 선동하고 있다”며 비난했다.
한편 제임스 코머 하원 감독위원장은 비밀경호국 국장을 청문회에 소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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